
보험, 왜 가입할 때마다 찜찜할까?
결혼하고, 아이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‘보험’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.
예전엔 그냥 회사에서 주는 단체보험 하나로 끝이었지만,
가족이 생기면 상황이 다르다.
내가 없을 때도 가족이 살 수 있는 경제적 안전망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.
그런데 이상하게 보험에 가입할수록 마음 한켠이 불편했다.
보장을 늘렸는데도 ‘이게 진짜 필요한 건가?’ 하는 의심이 들었고,
심지어는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료가 월세처럼 느껴졌다.
왜 우리는 보험을 가입하고도 이렇게 찜찜할까?
그건 우리가 보험을 ‘상품’으로만 봤기 때문이다.
보험은 결국 위험관리 전략이고, 설계사는 판매자다.
판매자에게 내 삶을 맡기면, 결국은 그들의 수수료 구조 안에서 놀게 된다.
1️⃣ 첫 단계: 상대의 목표를 이해해야 한다
보험 설계사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.
하지만 그들의 ‘성과 평가 구조’를 이해해야 한다.
그들은 매달, 혹은 분기별로 ‘계약 건수’와 ‘납입 금액’으로 평가받는다.
즉, 당신에게 꼭 필요한 보장을 설계하기보다 더 큰 보험료를 유도해야 성과가 나는 구조다.
이걸 알면 상담의 태도가 달라진다.
그들이 “이 상품이 요즘 제일 잘 나간다”고 말할 때,
나는 이렇게 되묻는다.
“좋아요. 그런데 이 상품이 제 가족 상황에서 ‘필요한 이유’를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?”
이 한 문장이 주도권을 바꾼다.
상담이 ‘판매’에서 ‘분석’으로 바뀌는 순간이다.
2️⃣ 두 번째 단계: 보험의 본질을 이해하라
보험은 ‘내가 손해 보지 않기 위한 도구’가 아니다.
오히려 대부분의 경우, 나는 평생 손해 본다.
왜냐하면 보험의 본질은 손해를 분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.
내가 다치지 않으면, 내가 낸 돈은 누군가의 보장금으로 쓰인다.
이걸 이해하면 설계사의 “이건 손해 안 봅니다”라는 말이 얼마나 허무한지 알게 된다.
보험은 투자나 저축이 아니다.
“환급률”이나 “보너스” 같은 단어에 흔들리면 안 된다.
그건 위험관리 비용이지 수익이 아니다.
3️⃣ 세 번째 단계: 가입 전, 반드시 체크해야 할 다섯 가지
- 보장의 목적 정하기
가족의 생계 대비? 질병 치료 대비? 아니면 노후 의료비?
이 목적이 정리되지 않으면 상품 선택이 흔들린다. - 필요보장액 계산하기
예를 들어 사망보장이라면, 남은 가족의 3년치 생활비 + 대출 잔액이 기본 기준이다. - 3개 이상 설계서 비교하기
같은 조건으로 3곳 이상 견적서를 받아라.
설계사들이 말하는 “비슷한 조건이에요”는 절대 믿지 말 것. - 납입기간 20년 이하 원칙
30년 납입은 결국 물가 상승·가계 변화에 취약하다. - 사업비와 해지환급금 확인
초반 2~3년 해지환급금이 0원이면, 수수료 구조가 높다는 뜻이다.
현실 예시: 내가 실제로 했던 실수
결혼 초기에 ‘종신보험+적립금형’이라는 상품을 들었다.
“20년 뒤엔 환급금이 원금보다 많아요.”
이 말에 혹해 가입했지만,
정작 5년 후 해지하려 했을 때 환급금이 0원이었다.
이때 깨달았다.
보험은 장기계약일수록 복잡해지고, 복잡해질수록 내가 불리하다.
결론: 설계사보다 나를 더 믿자
보험은 결국 내 인생의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일이다.
누군가가 대신 계산해주면 편하지만, 그만큼 책임도 함께 넘겨버린다.
보장은 단순할수록 좋고, 특약은 꼭 필요한 것만 남겨야 한다.
보험료가 적다고 나쁜 게 아니고,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.
핵심은 ‘내 가족에게 필요한 구조인지’다.
오늘의 교훈
“보험은 사람을 믿는 게 아니라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다.
설계사보다 숫자를, 말보다 조건을 봐라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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